한 사람의 삶, 생활에서의 경험, 추억이든 기억이든 결국에 남는 것은 이야기이다. 내게 있어 그리기는 글쓰기를 대신하여 선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자주 가는 산책 코스, 낯선 곳에 잠시 머물며 만나게 되는 풍경 등 계절을 보내며 보고, 느끼고 체험한 감정은 사진으로 남아 작업의 토대가 된다.
선과 텍스트를 이용한 작업 방식을 통해 삶을 감싸고 있는 서사성(Narrativity)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선을 그으며 시간과 함께 차근차근 축조된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 다시 말해 나의 작업은 한 화면에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한 번에 보여 지는 공간성의 선형적 내러티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