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류화가 차우희의 예술은 지난 수년 동안 그녀가 주로 베를린에 체류하는 기간 중에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DAAD 베를린예술가 프로그램의 초청으로 실현된 베를린 생활은 그녀에게 어느 모로 보나 득이 되는 시간이었다. 그의 예술은 이제 발랄한 활력과 면밀한 계산, 표현과 상징, 자발적인 자기표출과 냉철한 조형의식 사이에 당당한 균형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 균형은 그녀가 지닌 동양 문화적 유산과 이곳 서구에서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게 되었음을 뜻하는 것으로서 바로 이점이 우리를 항상 매혹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 동양적 유산이라면 그녀가 지닌 부단한 의미추구 정신과 작품 하나 하나에게 독 자적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쓰는 것, 그리고 개개의 조형물을 지속적으로 해석하여 포괄적인 일관성을 추출해내려는 줄기찬 시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 동양적 유산에 대치되어 있는 것 이 서구적 경험인데 이 경험은 또 두가지 상이한 언뜻 보기에는 서로 상반되는 영역으로 구 분해 볼 수 있다. 첫번째 경험은 작품의 제작과정에 있어서와 완성된 작품에 대한 작가자신 의 개성에 중대한 구실을 하게 되는 것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단적으로 표현하여 주관성에 대한 용기, 자발성에의 신뢰, 미술에 있어서의 자기 표출적 요소의 강조 등으로 규정해 볼 수 있겠다. 이에 맞서있는 또 다른 경험의 영역으로는 전자와는 반대로 객관성, 표현의 간결 화, 전달의 철회, 수단의 절약 등을 지향하는 것을 들 수 있다.